2014 중랑청소년백일장 입상작
연결고리
저녁이 되면, 수컷매미들의 사랑을 속삭이는 소리와 뜨거움을 동반한 바람이 가시고 우리를 잠 못드는 열대야에서 구원하려는 듯 설렁설렁 시원한 바람 우릴 감싼다. 겨울엔 부모님에게 예고없이 방문한 내 친구들처럼 도리없이 받아들이는 시린 바람이 단지 겨울에서 반년정도 떨어진, 지금 이맘때에 불었단 이유로 환영 받는다. 이는 친구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친구관계를 맺는 데에 기반이 되는 호감은 어려운 상황에 쳐한 사람을 도와주는데서 더 깊게 각인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맺어진 진한 친구관계는 서로 균형을 맞춰가고, 좋은 것을 함께 나누며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발전된다.
마치 자전거처럼… 인생은 하나의 긴 트랙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 메마른 트랙 안에서 경쟁은 잠시 잊은 채, 넘어지면 일으켜 주고, 물도 나눠 마시면서 피니시 라인까지 손잡고 달려 나가는 친구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가을바람과 자전거라는 두가지 글제로 친구라는 장엄한 글제를 정의한데에는 궁극적인 이유가 있다. 아무리 개연성 없어 보이는 것들이라 할지라도 결국에는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것. 그것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오늘 나는 내 옆에 앉아 글을 쓰다 지우개를 잊어버려 굳어버린 작은 꼬마 친구에게 나의 지우개를 건넸다. 지우개를 받아들며 고맙다고 말하는 친구의 목소리가 나에게로 하여금 하루를 보람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뿌듯함’이라는 에너지를 주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독자에게 묻고 글을 줄이려고 한다.
“오늘 당신은 과연 사람들과 진정성있는 연결고리를 가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