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터널 설치해주세요”
새솔초 엄마들의 100일 릴레이시위
구리~포천 고속도로
“고속도로 분진, 매연, 우리 아이들이 위험합니다”
“방음터널 설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초등학생 엄마들이 피켓을 들고 길거리에 나섰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불과 24m 떨어진 곳에 고속도로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건설 이후 발생할 분진, 매연으로 인한 위험성과 학습 환경의 저해를 우려해 ‘방음터널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지난 5월 5일부터 중랑구 신내동 새솔초등학교 인근에서 시작된 ‘고속도로 100일 릴레이 시위’다. 엄마 몇 명이 시작한 릴레이 시위는 카페동아리를 통해 전해졌고, 엄마들은 하나 둘, 자발적으로 참여해 무려 100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갔다. 이들은 지난 8월 12일 중랑구청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마무리하는 집회를 가졌다.
오는 2017년 6월말 완공될 예정인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중랑구 신내동 우디안아파트2단지와 63m, 새솔초와는 24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현재 사업시행자인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서울북부고속도로 등은 중랑구를 경유하는 고속도로 1.2㎞ 구간에 방음벽을 설치키로 하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내우디안2단지 입주가 완료되자, 주민들은 고속도로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우디안아파트와 새솔초 600m 구간을 지하화하거나 방음터널 설치를 요구하는 청원과 시위를 진행했다.
대책위원회는 주민 36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방음터널 설치 청원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고, 새솔초 학부모들도 서명을 받아 서울시교육청, 국토교통부, 사업자인 북부고속도로 등에 전달했다. 중랑구와 서울시, 교육청 등 관계기관도 방음터널 설치를 위해 나섰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북부고속도로는 지난달 24일 환경영향재평가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돼,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소음관련 평가가 주민들이 요구했던 3D방식이 아닌, 기존에 시행했던 2D방식이어서 방음벽 설치가 타당함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영향재평가 용역계약 등 과정에 민원 당사자인 신내우디안아파트 주민과 새솔초등학교 학부모는 소외시킨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박홍근 국회의원은 지난 5월, 국토부가 주도하고 서울시교육청과 주민 대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의조정기구를 구성해 가동한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기구 운영이 무산됐다.
박 의원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협의기구만 가동이 됐더라도 북부고속도로가 일방적인 재평가 용역을 시도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북부고속도로는 물론 관계부처 등을 통해 방음터널 설치가 가시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동호 새누리당 중랑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5월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을 면담하고 방음터널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환경영향평가방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음터널 설치에 필요한 200~3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통행료 인상 등 부수적인 요인이 따르더라도 관계부처를 움직여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방음터널을 설치한다는 각오로,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신내우디안아파트의 한 주민은 “당사자들을 배제한 채 졸속으로 진행하는 재평가 용역은 방음벽 설치의 타당성을 입증하려는 저의가 담겼다”며 “주민과 학부모 3000여명이 용역의 부당성과 방음터널 설치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이를 각 기관에 제출하고 주민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계속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