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대 총선 중랑의 선택은?
단일 여권 상대로 야권은 ‘연대냐 분열이냐’ 기로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전’ 여권은 당내 경합 치열
20대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랑구 예비후보자들의 경합이 치열하다.
27일 현재 중랑구에서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중랑갑과 중랑을 선거구에서 각각 7명씩 모두 14명에 달한다.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박홍근 의원도 각각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20대 총선은 야권의 지형 재편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가감점제에 따른 당내 경선은 경선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선관위 유권해석에 따라 여성과 정치 신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치참여 기회가 차단될 우려와 함께 경선 불복을 양산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권 분열로 ‘일여다야’ 구도 불가피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 창업주였던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으로 분열이 가속화됐던 야권은 이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각각의 축으로 하는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당)은 정의당과 총선 연대와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연합을 사실상 합의한데 이어 문재인 대표의 사퇴로 추가 탈당을 막는 한편 인재영입을 통해 외연을 확대해나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통합에 이어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과도 통합함으로써 현역 의원 17명을 확보하게 됐다. 호남에 기반을 둔 여러 정치 세력과 합치면서 덩치를 키우는 가운데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과 김민석 전 의원의 원외 민주당과의 통합 추진,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원과 더민주당 탈당 인사들을 껴안는데 주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 룰’을 둘러싼 친박과 비박 간 계파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깜깜이’ 공천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무조건적인 상향식 공천을 적용하느냐, 아니면 인재 영입을 통한 전략 공천을 허용할 것이냐가 정리되지 않은 탓에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의 전환도 늦어지고 있다. 당장 총선 경선을 이끌고 갈 공천관리위 구성과 관련해 김무성 대표와 친박 간 갈등을 빚고 있어 총선 대오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향식 공천에 대한 김 대표의 소신이 뚜렷한 상황에서 친박계 역시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인재 영입을 통한 전략공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이번 총선은 야권의 분열로 ‘일여이야(一與二野)’ 또는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짙다.
더민주당은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포함하는 야권 연대 방침을 공식화한 상태다. 반면 국민의당은 선거연대는 없고,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여당 심판보다는 기득권 담합의 양당 체제를 깨고 3당 체제 구축에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미 국민의당은 서울 선거구 48곳 가운데 20여곳에서 예비후보들이 포진한 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국민의당과 더민주당이 서로 상대 당의 유력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표적 출마도 서슴지 않고 있어 야권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초박빙 승부가 예고되는 수도권에서 야권이 연대를 하지 못하면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아 호남은 몰라도 수도권에서는 연대가 이뤄질 개연성도 있다.
◇가감점제 ‘경선 불복 요인’
기존 정치인에 비해 불리한 입장인 정치신인을 위한 가감산점제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경선 불복 요인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정치신인이 10%의 가산점을 받아 후보로 공천될 경우 선거법에서 정한 당내 경선에 해당되지 않아 낙천한 후보가 무소속이나 다른 당으로 출마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당의 경선에 참여할 경우 해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가산점이 들어갈 경우 경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정당의 당헌·당규 또는 경선후보자 간의 서면합의에 따라 실시한 당내경선을 대체하는 여론조사 외에 서류심사나 면접과 같은 다른 방식을 혼합해 당내경선 후보자를 선출하거나 가산, 표창·징계에 따른 가·감산은 입후보가 제한되는 당내경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유권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선관위의 해석에 따라 가산점을 받은 정치신인이 공천될 경우 승복하지 못하는 낙천후보들의 대거 탈당이나 다른 당으로의 출마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정치신인과 여성, 청년, 장애인등에게 10∼20%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중도 사퇴 기초단체장에게는 경선에서 20% 감점하도록 했다.
더민주당도 정치신인과 여성, 장애인 등에 10~25%의 경선 가산점을 주고 임기를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에게는 10%의 감점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랑갑 선거구
중랑갑은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세 번의 선거에서 내리 초선이 국회 입성을 한 곳이다. 17대 이화영 의원, 18대 유정현 의원에 이어 19대에 서영교 의원이 당선됐다.
새누리당에서 험지로 분류할 만큼 전통적으로 더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여야가 각각 2명씩 나섰던 19대에서 서 의원은 새누리당의 김정 후보를 큰 표 차로 이겼다. 그러나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했고, 20대 총선에서는 일여다야 구도가 펼쳐질 공산이 커 여야 누구도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서는 20대 총선 탈환을 목표로 예비후보들이 대거 나섰다. 중랑갑 예비후보자 등록 7명 가운데 5명이 새누리당으로 나설 정도로 치열하다.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것도 예비후보 난립을 부추기고 있다.
중랑갑은 새누리당 전략 공천지로 꼽히면서 안대희 전 대법관의 출마설까지 나돌아 한 때 후보들이 긴장을 했으나, 인재 영입 1호인 배승희 변호사가 투입돼 그나마 낫다는 분위기다.
연초만 해도 김철기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과 김진수 건국대학교 교수 등이 세 결집에 나선 가운데 김문식 전 새누리당 중랑구갑 당원협의회 부위원장, 최재익 전 서울시의원이 경쟁 구도를 펼쳐왔으나, 종편 출연으로 인지도를 확보한 배 변호사가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극도의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본선보다도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급선무다.
김철기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은 세 차례 총선 출마경험을 토대로 다시 총선 도전에 나섰다. 지난 18대에는 여론조사 1위에도 친박이라는 이유로 공천이 배제되자 선거 3주전에 친박연대를 창당해 돌풍을 일으켰던 전략통으로 꼽힌다. 연세대 철학과를 제적당하고 긴급조치9호 위반, 국가모독죄로 2번의 구속과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진수 건국대 교수는 18대 총선을 앞두고 사분오열된 당조직을 재정비하고 조직화해 최우수 당협위원장에 선정되기도 했으나 전략공천에 따라 꿈을 접었다. 국민들의 정치불신이 가중됨에 따라 정치적 입장보다 현장 전문가, 민생 전문가로서 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다시 출마를 결심했다.
배승희 변호사는 새누리당 인재 영입 1호로 친노 운동권인 서영교 의원을 겨냥하고 출마했다. 혜원여고를 거쳐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변호사와 흙수저 희망센터 대표를 맡고 있으며 종편 출연으로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했다. 여성 신인 후보자로 경선 득표율의 20%를 가산점으로 받게 돼 산술적으로는 가장 유리하다.
김문식 전 당원협의회 부위원장은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박사 출신으로 현재 미래로유통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치 신인으로 10% 가산점을 받게 된다. 퇴근하는 도시에서 출근하는 도시로 중랑의 변화를 위해 출마했다.
최재익 전 서울시의원은 서울시의회 대변인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초대 독도이장(독도지킴이)에 이어 현재는 독도수호전국연대 대표의장을 맡고 있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현 국회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무소속으로 민병록 국민회의 창당 발기인이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야권이 분열되는 양상이다. 서 의원과 반목하는 세력들을 결집한 민 후보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서영교 의원은 초선으로 국정감사와 청문회 등을 통해 인지도와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한편 당 전국여성위원장 등을 맡아 입지를 다졌다. 당내 경쟁구도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중랑의 딸을 기치로 선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국민의당 후보가 결정돼 본선까지 나선다면 분산될 야권표를 어떻게 결집하느냐가 최대 숙제다.
민병록 국민회의 창당 발기인은 고려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반 서영교 의원 세력을 결집해가는 가운데 국민회의가 국민의당과 통합하면서 국민의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안철수 의원 쪽 인물이 나설 경우에는 예선전을 거쳐야 한다.
◇중랑을 선거구
중랑을은 18대와 19대 총선에서 여야가 번갈아 초선의원을 배출한 지역이다. 18대 진성호 의원에 이어 19대 박홍근 의원이 정치 초년병으로서 당내 거물급 위원장을 제치고 공천권을 얻어 당선됐다.
중랑을은 김덕규 전 의원이 5선을 할 정도로 더민주당 강세지역이었지만 18대에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19대에서도 850여 표차로 승부가 갈렸던 점을 감안한다면, 여야 누구도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지지율이 팽팽한 만큼 같은 성향의 본선 후보가 얼마나 출전하느냐에 따라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야권은 특히 국민의당 후보 출마여부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강동호 현 중랑을 당협위원장과 윤상일 전 국회의원, 이승우 학사공인중개사사무소장, 이기창 청와대 자유게시판 모임 회장, 김현성 변호사 등 5명이 경합에 나섰다.
중랑을에서 오랫동안 지역을 다져온 현 강동호 위원장이 인지도와 지지도 면에서 크게 앞선 상황이지만, 재선에 도전하는 윤상일 전 의원의 추격도 만만찮다. 여기에 중랑구 법률고문을 맡고 있는 김현성 변호사, 이승우 사무소장, 이기창 회장 등 10% 가산점을 받는 정치 신인들이 가세하면서 판도가 어떻게 짜일지 주목된다.
중랑을 역시 전략 공천의 여지가 남아있고, 자칫 경선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경선 불복과 무소속 출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어서 큰 변수를 갖고 있다.
강동호 위원장은 20대 총선을 마지막으로 배수진을 친 상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구청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번 총선을 목표로 출마하지 않았다. 그 결과 서울지역에서 강남3구를 제외하고 중구와 함께 중랑구에서 새누리당 구청장을 당선시켰다.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당내 경선 통과는 물론 무관의 제왕에서 벗어나 당당히 여의도에 입성하겠다는 포부다.
윤상일 전 국회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당내 경선 석패를 딛고 반드시 새누리당 후보를 쟁취해 재선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중랑구 토박이 출신이면서 중화초등학교 동문이라는 강점을 살려 선거운동을 이끌어 오고 있다. 힘이 들면 사람을 미워하기 쉽기 때문에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다.
김현성 변호사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김무성 당 대표 최고위원실 부실장과 법률특보, 중랑구 고문변호사 등을 맡아왔다. 당내 강 위원장이나 윤 전 의원에 비해 본선 경쟁력이 강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정치 신인이어서 가산점 10%를 받는 것도 당내 경선에서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새누리당에서는 이승우 학사공인중개사사무소장, 이기창 무대산악회 전국총본부 사무총장 등이 나서고 있어 당내 경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야권에서는 더민주당 박홍근 현 국회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더민주 당직자 출신 9명이 국민의당에 합류하면서 중랑을 출마를 염두에 둔 탈당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중 박동규 전 사무부총장은 정치권에 계속 몸 담아오면서 중랑을 출마를 탐색해와 이번 총선 출마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빙승부가 예상되는 중랑을에서 국민의당이 후보를 낸다면 야권은 매우 힘든 승부를 펼쳐야 한다. 또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예정인 20대 김민성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함으로써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청년층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박홍근 의원 역시 초선이지만 국정감사와 청문회 등 의정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며 입지를 다져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유세팀장을 맡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특별히 나설 사람이 없어 본선체제로 돌입했으나 국민의당 후보 출마가 관건이 되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당내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본선까지 거머쥔 강단으로 재선에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무소속으로는 오는 2월 서강대 경영학부 경영학과 졸업 예정인 김민성(26)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활동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