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바꾸는 ‘주민참여예산’
중랑구 44개 사업 25억원 확보…서울 6위
동단위 주민참여예산 시범사업 3개동 참여
중랑천 호안 정비… 산책로엔 음수대
동대문구 잇는 중랑천 징검다리 설치
자활 참여자의 자전거 수리기술 기부
산학협력 봉제공방 설치해 취업 지원
내년이면 중랑구 중랑천 일대(묵동천 합류부~중화체육공원) 480m 구간에 안전한 하천 조성과 수생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노후화된 저수호안 블록을 교체하거나 정비한다.
또 중랑체육공원에는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쉬어갈 수 있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3곳에 음수대를 새로 설치한다.
이와 함께 월릉교 하류 지점에는 동대문구 쪽과 잇는 중랑천 징검다리 2열을 건설함으로써 1~2km를 돌아 주변에 설치된 교량을 이용했던 불편도 해소하게 된다.
이처럼 시민이 안전한 하천 조성을 위한 3개 사업에 소요되는 5억원 가량의 예산은 모두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으로 확보했다. 중랑구 주민들이 불편사항을 토대로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공모에 제안해서 얻은 쾌거다.
서울 중랑구는 지난 19일과 20일 양일간 서울 광장에서 개최된 ‘2016년 주민참여 예산사업 한마당 총회’에서 44개 사업 25억1700만원을 확보했다. 지난해보다 2억9000여만원의 사업비를 더 따낸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사업비 부문에서 6위다.
사업별로는 ▲27개 시정참여형 사업 18억6700만원 ▲6개 지역참여형 사업 5억원 ▲ 3개동 11개 동 지역회의 시범사업 1억5000만원 등이다.
올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추진되는 동 단위 주민참여예산에는 중랑구 면목본동, 면목4동, 면목7동 등 3곳이 시범동으로 선정돼 동별로 5000만원의 사업비가 지원되며, 모두 11개 사업을 실시한다.
서울시는 올해 주민참여예산에 시정참여형 사업 350억원, 자치구 지역참여형 사업 125억원, 새롭게 도입된 동 지역회의 시범사업 25억원 등 총 500억원의 사업비를 배정했다.
시는 지난 5월 20일까지 20개 주제 3815건 5374억원 규모의 사업에 대한 시민제안을 받아 사업부서의 검토와 주민참여 예산위원회 서면심사 및 분과심사를 통해 시정참여형 사업 502건(447억원 규모)을 선정하고 주민 전자투표(40%)와 주민참여예산위원(40%), 전문설문 기관 선호도 조사(20%)등을 거쳐 최종 402건의 사업을 선정했다.
선정된 사업은 2017년 주민참여 예산사업으로 편성돼 서울시와 각 자치구별로 추진될 예정이다.
중랑구에서 확보한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중랑천 안전과 편의시설 확보 말고도 다양하다.
취업 지원을 위한 사업으로 면목패션봉제특정개발진흥지구 융합사업과 망우동 공동작업장 리모델링 등 3억여원을 확보했다. 관내 서일대가 산학협력 교육프로그램으로 제안한 융합사업(일자리로 연결되는 한땀한땀 패션텍스타일봉제)은 마을공방을 설치해 청년과 장년,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게 된다. 마을공방 시설 구축비와 예쁜 옷 만들기 패션창업과정, 디자이너 융합 시제품 개발 및 판로개척 등을 위해 1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마음이 건강한 서울 예산 2억여원은 반려견 놀이터 설치와 운수업, 어린이집 종시자 등 감정노동자 마음치유프로그램 등 마음이 건강한 일터 조성 등에 쓰인다.
다문화 가정지원을 위한 예산 2억여원도 확보했는데, 다문화어린이 도서관 설치 등에 사용된다.
또 면목역광장에 문화시설 설치 예산 1억5000여만원은 노숙자 상주 등으로 극심한 주민불편과 문화 결핍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민생활과 밀접한 소규모의 다양한 사업들이 선정됐는데, 사업비는 300만원에 불과하지만 눈길을 끄는 사업이 있다.
서울중랑유린지역자활센터에서 제안한 ‘지역주민과 자전거 수리를 통한 나눔 실천’(자연미-자전거로 연결하는 미래) 사업은 자활 참여자의 자전거 수리기술 기부를 활용하여 청소년들에게 자전거 수리기술을 교육하고 청소년들도 지역공동체의 일원임을 깨우쳐 친구 및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폐자전거를 단순히 재활용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공산품을 쉽게 버리는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품을 아끼고 절약하는 인성교육까지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자활사업 참여자들도 재능 나눔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사회의 인식 개선에 큰 몫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이는 사업이다.
신은실 기획예산과 예산팀장은 “중랑구가 주민참여예산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예산 선정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잘 갖춰진데다 구주민참여예산위원이 68명으로 타구에 비해 월등히 많고 참여 열기 또한 매우 높았기 때문”이라며 “마을의제 선정 역시 주민생활불편 해소에 초점이 맞춰졌고, 생활주변의 경험과 실제 필요한 사업들을 제안함으로써 시민투표단의 호응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